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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명동고동락하던 쌍둥이 분자, 소리로 격리시킨다

Spatiotemporal segregation of chiral supramolecular polymers(Chem (IF: 25.832, 2021년 기준))

지원사업
기초과학연구원 사업
지원 기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 기관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연구자
김기문, 황일하
발표일
2022-11-16
조회수
195

동고동락하던 쌍둥이 분자, 소리로 격리시킨다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소리로 용액 내 키랄성 물질 분리



개요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김기문 단장 연구팀은 소리만을 이용하여 한 용액 안에서 서로 다른 키랄성을 가지는 분자들을 공간적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이 추진하는 기초과학연구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결과는 11월 16일(한국시간) 화학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켐(Chem, IF 25.832)’에 실렸다


연구 내용

키랄성 분자들은 입체 구조적 관점에서만 서로 다를 뿐, 물리‧화학적 성질이 유사하기 때문에 용액 안에서 두 물질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연구진은 소리를 이용해 용액 안에서 키랄성 분자들을 분리하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스피커 위에 페트리 접시를 올려둔 뒤 주파수 100Hz 이하의 소리를 재생하면, 미세한 상하 진동으로 인해 접시 안에는 동심원 모양의 물결이 생긴다. 물결에는 움직이지 않는 마디 부분과, 주기적으로 상하운동을 하는 마루와 골이 있다. 이중 마디는 일종의 ‘가림 막’ 역할을 한다. 마디를 경계로 용액이 서로 섞이지 않고, 구획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에 착안, 연구진은 마디를 경계삼아 산화-환원에 따라 서로 다른 키랄성을 보이는 분자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페릴린 다이이미드(PDI) 분자는 L-페닐알라닌 유도체(LPF) 분자와 결합하면 왼쪽 방향으로 꼬인 고분자를 형성한다. 반면, PDI 분자가 환원되면, 오른쪽 방향으로 꼬인 고분자를 이룬다. 키랄성이 다른 두 분자는 각각 붉은색과 푸른색을 띈다. 연구진은 환원된 PDI/LPF 용액이 담긴 접시에 소리를 재생했다. 공기와 접촉이 활발한 마루 부분에서는 산화 반응이 일어나며 용액이 붉은색으로 변했다. 이에 따라, 페트리 접시에는 산화된 붉은색과 기존의 푸른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동심원 모양의 색깔 패턴이 나타났다. 서로 다른 키랄성을 가지는 물질이 한 용액 안에서 각각 다른 영역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기대 효과

의약품 제조 등 키랄성 물질의 분리‧조절이 필요한 여러 화학 반응에서 획기적 도구로의 사용 가능성을 기대 할 수 있다.